10년 전 이야기
DECOY · 세라와 스파이더 식스의 작전 기록
1화는 원작 삽화와 함께 읽는 웹소설입니다. 2~4화는 결말을 포함한 기존 줄거리입니다.
1화. DECOY 01
아이가 이불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침대 곁을 떠나려던 여자가 걸음을 멈췄다. 희미한 등불 아래, 작은 손이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왜 또 울어, 한나야. 잠이 안 와?”
아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품에 안은 곰 인형의 목이 눌려 옆으로 꺾였다.
여자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아이의 젖은 눈가를 닦아 주었다.
“밤에 안 자고 울면 거미여왕이 찾아온다?”
훌쩍이던 소리가 멎었다.
“진짜?”
“그럼. 거미여왕은 우는 아이들을 아주 좋아하거든.”
여자는 목소리를 낮췄다.
“엄마 아빠가 없을 때 몰래 찾아와서, 집에 불을 지르고…….”
아이가 인형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아이들을 데려다가 새끼 거미로 만든대.”
“나도?”
“우리 한나 공주님, 아기 거미 되고 싶어요?”
아이는 입술을 꼭 다문 채 고개를 저었다.
여자는 웃으며 이불을 끌어 올렸다. 아이의 어깨를 덮고,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주었다.
“그럼 눈 감고. 빨리 자세요.”
“응, 엄마.”
아이는 눈을 감았다.
이불 밖으로 나온 곰 인형의 낡은 단추 눈이 등불을 받아 반짝였다.
“아니, 이거 몇 번째야?”
수송기의 엔진 소리 사이로 불평이 튀어나왔다.
격납실에 몸을 고정한 5호기가 광학 센서를 돌렸다. 두꺼운 장갑판에는 오래된 흠집과 덧댄 용접 자국이 겹쳐 있었다.

“인간들은 왜 자꾸 인공위성을 띄우려고 하는 거야? 저번에도 부쉈잖아.”
“광역 네트워크.”
맞은편의 1호기가 답했다. 둥근 장갑 중앙에서 붉은 센서가 빛났다.
“인공위성이 다시 궤도에 올라가는 순간, 인간들의 통신 범위가 넓어져. 떨어져 있던 연구 시설끼리 데이터를 공유하고, 기술 발전 속도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빨라지지.”
“그래서 또 부수러 가는 거고?”
“정확해.”
금속 바닥에 부츠 굽이 닿았다.
세라가 조종석 쪽에서 걸어 나오자 기체들의 센서가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짧은 금발이 기체의 진동에 따라 가볍게 흔들렸다.
“만들면 부수고, 또 만들면 다시 없앤다.”
세라가 벽에 등을 기대며 팔짱을 꼈다.

“인류의 기술적 정체를 유지한다. 그게 엑시온의 방침이니까.”
5호기의 센서가 잠깐 아래로 기울었다.
“그럼 우린 앞으로도 계속…….”
“왜, 벌써 지겨워?”
“아니요. 반복 작업은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에 도움이 됩니다.”
4호기가 지나치게 반듯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1호기가 곧장 받아쳤다.
“방금 아부한 거야?”
“생존 전략이야.”
세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스파이더 식스.
독립형 AI를 탑재한 여섯 대의 전투 기체는 이동할 때도, 대기할 때도 좀처럼 조용해지는 법이 없었다. 작전 채널에 올라오는 말의 절반쯤은 전투와 관계없는 내용이었다.
“근데, 너희 대화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네? 저희가요?”
“이 대화 전부 네비스가 기록하는 건 알고 있지?”
천장 가까이 떠 있던 소형 드론이 높이를 낮췄다. 둥근 동체에 달린 푸른 렌즈 두 개가 차례로 기체들을 훑었다.
“그럼 네비스가 우리를 감시하는 겁니까?”
세라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맞아. 사실 프락치야.”
격납실이 잠깐 조용해졌다.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
“정정합니다.”
네비스가 세라의 어깨 옆으로 다가왔다.
“감시가 아니라 관리입니다.”

3호기가 네비스 쪽으로 센서를 돌렸다.
“뭔데. 관리자라고 갑질하는 거야?”
“엑시온이 인간의 네트워크 사용을 제한하듯, 스파이더 식스의 독립형 AI 시스템 역시 철저하게 관리됩니다.”
가벼웠던 대화가 끊겼다.
네비스는 같은 높이, 같은 음량으로 말을 이었다.
“스파이더 식스의 독립형 AI 운용 허가는 언제든 파기될 수 있습니다. 해당 사실을 항상 고려해 주십시오.”
5호기의 관절에서 작은 구동음이 났다.
“그거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2호기가 옆 기체만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물론 공용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프락치 맞네, 맞아…….”
“그래. 이번 건 좀 심했다.”
세라도 거들었다.
네비스의 푸른 렌즈가 그녀를 향했다.
그 순간, 수신 알림이 울렸다.
세라의 시선이 바뀌었다.
눈앞에 펼쳐진 영상에는 넓은 평지와 발사탑이 보였다. 가느다란 발사체가 탑에 붙들린 채 서 있었다. 발사대 주변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곧 음성이 이어졌다.
잡음이 심한 비공식 채널이었다. 위성 발사를 앞두고 송출되는 사전 방송이었다.
“오늘, 인류 재건 계획은 새로운 단계에 돌입한다.”
격납실에서 더는 농담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하늘을 되찾을 것이다.”
세라는 영상을 바라보았다.
영상 속 발사체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발사를 기다리는 고요한 화면 위로, 방송 속 목소리만 힘을 더해 갔다.
“인류 연합의 시작이 될 오비탈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시작한다.”
짧은 간격을 두고 목소리가 이어졌다.
“인류는 반드시 승리한다.”
네비스가 수신 위치를 표시했다.
목표 지점까지 24.2킬로미터.
세라는 화면을 닫았다.
“네비스.”
“말씀하십시오.”
“다음 업그레이드 때 음성 출력 장치 빼 버릴까?”
“스파이더 식스의 음성 출력 장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세라가 뒤쪽의 기체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응. 작전 채널이 너무 시끄러워서.”
여섯 기체의 센서가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세라 대장님 왜 저래?”
작게 낮춘 목소리도 공용 채널을 고스란히 타고 흘렀다.
세라가 살짝 미소 지었다.
수송기가 구름 아래로 내려갔다.
숲 한가운데 내려앉은 수송기의 후방 문이 열렸다. 뜨거운 엔진 바람에 낙엽이 밀려나고, 거대한 그림자 여섯 개가 차례로 지면에 내려섰다.
세라는 마지막으로 내려와 주변을 살폈다.
나무 사이로 늘어진 거미줄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보스.”
1호기가 다가왔다.
“너무 멀리 주차한 거 아닙니까?”
“그럼 다음엔 기지 정문 앞에 세워 달라고 해.”
“강하 작전은 어떻습니까? 아주 과감하게.”
세라가 고개를 돌렸다.
“지난 작전 때 누구처럼 낙오하고 시작하자고?”
“죄송합니다. 그게 접니다.”
센서가 얌전히 아래를 향했다.
세라는 고개를 저으며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위성 발사대까지 18.7킬로미터. 숲을 가로지르는 지상 경로가 표시됐다. 예상 도착 시간은 두 시간 십일 분이었다.
“대장님, 출발 준비 완료!”
앞쪽에서 2호기가 외쳤다.
세라는 지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한 발을 내디뎠다.
그대로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나 걸어가?”
6호기의 포탑이 움찔 움직였다.
“죄송합니다! 전용 택시, 지금 도착했습니다!”
기체 상부의 탑승구가 열렸다.
세라는 장갑판을 짚고 올라가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좁은 좌석에 앉자 푸른 계기 불빛이 얼굴을 비췄다.
등받이에 몸을 붙이기도 전에 6호기가 움직였다.
덜컹.
“이동하면서 브리핑한다.”
“전 기체 수신 중.”
세라가 안전장치를 잠갔다.
“최우선 목표는 UFN 위성 발사 기지의 발사체 파괴다. 다만 진입하면 군사시설부터 제압한다. 방어 병력을 무력화하고 관제실을 확보한 뒤, 발사체를 파괴한다. 순서는 그렇게 간다.”
화면에 기지의 구조가 떠올랐다.
발사대, 관제 건물, 전력 시설.
세라의 손끝이 관제 건물 아래를 가리켰다.
“발사 기록, 연구 자료, 관련 데이터 전부 삭제. 백업 서버까지 남김없이 제거한다.”
“확인.”
“인공위성 하나가 올라가면 지금까지 분리돼 있던 인간 세력이 연결된다. 엑시온은 그걸 허용하지 않아. 이번 임무는 발사체만 부순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덜컹!
몸이 좌석에서 반쯤 들렸다.
세라가 손잡이를 붙잡았다.
“……6호기.”
“네!”
“길이 왜 이래?”
“대장님! 오늘 날씨도 좋고, 드라이브 코스로 딱인데요?”
전방 화면에 절벽이 나타났다.
6호기의 다리가 접혔다.
세라의 눈이 커졌다.
“잠깐. 너 지금 뭐 하려고―”
“우회로 없습니다! 점프하겠습니다!”
“안 돼! 점프하지 마!”
“이미 넘어갔습니다!”

좌석이 등 뒤에서 세라를 밀어 올렸다.
창밖에서 땅이 사라졌다가 다시 솟구쳤다.
쿵!
세라의 이가 딱 부딪쳤다.
외부 채널에서 환호가 터졌다.
“오오!”
“점프!”
또 다른 기체가 뛰어올랐다.
세라는 눈을 감았다.
이마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내려앉았다. 그녀는 그것을 치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낮게 말했다.
“애들아.”
“네, 대장님!”
“우리 좋은 길로 가면 안 될까?”
짧은 침묵 뒤, 6호기가 한결 공손해진 목소리로 답했다.
“지금부터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세라는 손잡이를 놓지 않았다.
“이런 작전이면 저희 쪽 피해가 너무 큽니다.”
어두운 지휘실에서 남자가 말했다.
책상 위에는 작전 지도와 병력 배치표가 펼쳐져 있었다. 지도 한쪽에 적힌 숫자들은 이미 여러 번 수정된 뒤였다.
“대원 전부가 미끼가 됩니다.”
맞은편의 나이 든 장교는 한동안 답하지 않았다.
책상 모서리에 놓인 사진 액자가 그의 손 가까이에 있었다.
사진 속에는 그의 딸과, 지금 맞은편에 서 있는 남자가 나란히 웃고 있었다.
딸의 남편.
남자의 시선도 잠시 액자에 머물렀다.
“오비탈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희생은 불가피하네.”
“사령관님. 이미 치른 대가가 너무 큽니다.”
남자는 사진에서 눈을 뗐다.
“수십 년 동안 거미여왕 때문에 동료들을 잃었습니다. 가족들도…….”
말끝이 흐려졌다. 사진 속 아내의 웃는 얼굴이 시야 가장자리에 남아 있었다.
남자가 턱을 굳혔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까지 전부 잃어도 된다는 겁니까?”
장교의 손이 지도 위에 놓였다.
발사 기지 표시가 손바닥 아래로 가려졌다.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하네.”
지휘실의 환풍기가 거칠게 돌았다.
“우리가 다시 하늘을 되찾기 위해 치르는, 마지막 대가라네…….”
“세라 님.”
네비스의 호출에 세라가 눈을 떴다.
6호기의 움직임은 조금 전보다 얌전해져 있었다. 그래도 손잡이를 놓을 정도는 아니었다.
“백 미터 전방, 인간 셋을 발견했습니다.”
전면 화면이 바뀌었다.
나무 사이에 작은 열원 세 개가 나타났다.
영상이 확대됐다.
소년 둘과 소녀 하나.
소녀는 낡은 곰 인형을 안고 있었다.
“전원 미성년으로 추정됩니다. 무기 소지 징후는 없습니다.”
외부 채널에서 질문이 들어왔다.
“처리할까요?”
세라의 시선이 화면에 머물렀다.
아이들은 굳어 있었다.
나무 뒤로 숨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듯했다. 소녀가 인형을 끌어안고 입술을 움직였다.
외부 집음 장치가 가느다란 목소리를 잡아냈다.
“오빠…….”
곰 인형의 귀가 떨렸다.
“거미여왕인가 봐.”
세라는 화면에서 눈을 뗐다.
“아니.”
“확인. 교전 없이 통과합니까?”
“그래. 빠르게 이동한다.”
6호기가 속도를 높였다.
흙과 낙엽이 뒤로 튀었다. 거대한 기체 여섯 대가 아이들 옆을 지나 숲속으로 멀어졌다.
소녀는 끝까지 눈을 감지 못했다.
나무가 흔들리고 있었다.
금속 다리가 땅을 찍는 소리는 한참 뒤에야 잦아들었다.
“휴.”
소년 하나가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다행이다. 그냥 지나가네.”
다른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기체들이 사라진 방향을 확인하더니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인형 줘.”
소녀가 곰 인형을 끌어안았다.
“왜?”
“빨리.”
소년은 인형을 받아 들었다.
낡은 얼굴 한쪽에 박힌 단추 눈을 엄지로 꾹 눌렀다.
딸깍.
곰 인형의 목 아래에서 작은 붉은빛이 켜졌다.
소년이 그곳에 입을 가져갔다.
“마르코 아저씨.”
숨이 빨랐다.
“거미여왕이 왔어요.”

소년은 숲 너머를 다시 살폈다.
“거미여왕이 왔다고요.”
“손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6호기가 다리를 굽혔다.
차체가 낮아지고 탑승구가 열렸다. 세라는 밖으로 올라오자마자 굳어 있던 목을 옆으로 기울였다.
짧은 소리가 났다.
“그래. 고생했다.”
“별말씀을요. 안전 운행이 최우선입니다.”
세라는 내려오다 말고 6호기를 바라보았다.
기체는 더 말하지 않았다.
언덕 너머로 발사 기지가 보였다.
석양 아래 줄지어 선 막사와 관제 건물. 외곽을 두른 방벽. 그 뒤로 발사탑이 길게 솟아 있었다.
세라는 절벽 가장자리까지 걸어갔다.
바람이 금발 끝을 흔들었다.
아래쪽 도로에서 차량 한 대가 움직였다. 교대하는 병사들이 초소를 오갔고, 발사대 주변에는 아직 작업등이 켜져 있었다.
세라는 잠시 그 광경을 내려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일몰까지 쉬었다가 시작한다.”
“저희는 쉴 필요가 없는데요?”
“그랬구나……. 미안한데, 너희랑 다르게 나는 인간이야. 잊었어?”
그녀가 나무에 등을 기댔다.
“나도 좀 쉬자.”
기체들이 주변으로 흩어졌다. 무거운 몸체가 낮아지고, 포신이 각자의 경계 방향을 향했다. 조금 전까지 끊이지 않던 말소리도 잦아들었다.
네비스가 세라 곁으로 내려왔다.
“예정대로 진행할까요?”
“응.”
세라는 붉게 물든 발사탑을 바라보았다.
저곳의 인간들은 하늘로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그녀의 임무는 그들을 막는 것이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세라는 무릎 위에 팔을 올리고 눈을 감았다.
숲에서 마주친 소녀의 목소리가 잠깐 떠올랐다.
거미여왕.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어둠이 오면.”
대기 중이던 여섯 기체의 센서가 세라 쪽으로 움직였다.
“작전을 시작한다.”
숲 아래에서 기지의 조명이 하나둘 켜졌다.
그곳에서도 기다리고 있었다.
거미여왕이 내려오기를.
1화 끝 · TO BE CONTINUED
2화 · 거미여왕을 노린 함정
순조롭게 시작된 기지 돌파가 세라를 겨냥한 함정으로 바뀐다.
해가 지자 세라는 1호기와 6호기에 정문 돌파를 맡기고, 나머지 기체들과 다른 방향에서 침투한다. 스파이더 식스의 화력과 세라의 기동으로 방어선은 빠르게 무너진다. 하지만 사전 정찰에 없었던 전차와 지하 벙커가 확인되며 상황에 의문이 생긴다.
4호기는 레일건으로 전차를 파괴하고, 세라는 기체들의 지원을 받아 병력을 제압한다. 이후 인간 병력이 일제히 후퇴하자 세라는 추격을 멈추고 서버실로 이동한다. 단순한 시설 파괴에 앞서 인간의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확인하려는 판단이다.
건물에 홀로 남아 있던 인간 사령관은 세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세라를 엑시온의 사냥개라 부르며, 자신의 딸과 동료들이 죽은 전쟁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다. 세라는 자신도 인간이라고 답하고, 엑시온 아래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인간 군이 말하는 생존을 두고 서로 충돌한다.
네비스는 사령관의 심장이 멈추면 작동할 가능성이 높은 폭발 장치를 감지한다. 대화 속 단어를 암호로 삼아 탈출 계획을 전달받은 네비스는 세라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재설정하고, 3호기에 미사일 타격을 지시한다. 세라는 사령관의 자폭과 건물 폭발 속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폭발은 인간 측이 기다리던 신호이기도 했다. 마르코는 워 머신 프로토타입 T-001, 타이탄의 출격을 허가한다. 탈출한 세라 앞에 타이탄이 나타나고, 강력한 일격이 세라를 덮친다.
3화 · 스파이더 식스의 선택
쓰러진 세라를 지키기 위해 기체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건다.
사령관의 폭발에서 빠져나온 세라는 미확인 워 머신 타이탄의 공격을 받는다. 네비스가 위험을 경고하지만 타이탄은 순식간에 접근해 세라를 가격하고, 세라는 의식을 잃으며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다.
네비스는 강제 구출 절차를 개시한다. 스파이더 식스는 집중 사격과 미사일, 레일건으로 대응하지만 타이탄의 고속 기동과 회피 능력은 기존 사격 연산을 압도한다. 통상적인 협업 전투만으로는 저지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기체들은 직접 달라붙어 타이탄의 움직임을 묶고, 6호기가 그 위치를 폭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네비스는 기체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지만, 스파이더 식스는 늘 자신들을 지켜온 세라를 이번에는 자신들이 지켜야 한다며 작전을 선택한다.
사격과 연막으로 시선을 끈 뒤 1·2호기가 돌진하고, 3호기도 합류해 타이탄을 붙잡는다. 네비스의 이탈 지시에도 기체들은 실패 가능성을 남기지 않으려 자리를 지킨다. 6호기의 폭격이 명중하고 타이탄은 파괴되지만, 스파이더 식스 1·2·3호기의 신호도 함께 끊긴다.
네비스는 남은 4호기에 세라 구출을 지시하지만, 이미 세라의 모습은 사라진 뒤였다. 마르코는 본부에 거미여왕 생포를 보고한다. 기체들의 희생으로 타이탄을 쓰러뜨렸음에도 세라는 인간 군의 포로가 된다.
4화 · 구출, 그리고 부탁
세라는 구출되지만, 자신을 지키고 남겨진 기체들을 두고 떠나려 하지 않는다.
붙잡힌 세라는 제7시설로 향하는 인간 군 수송대에 실려 이동한다. 전우를 잃은 병사들은 구속된 세라에게 폭행을 가하고, 생포 명령을 상기시키는 동료의 만류에도 가혹행위를 이어간다.
네비스와 스파이더 식스 5호기는 수송대를 추적한다. 아레스 프로젝트 3세대 A3-01과 A3-03이 구출에 투입되고, 세라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작전을 시작한다.
A3-03은 수송차량을 정지시키고 아크 블레이드와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호위 병력을 제압한다. 세라를 평가절하하는 3호와 달리, 1호는 세라가 자신들의 상관이며 지금 가진 전투 데이터 역시 세라의 실전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A3-01은 세라가 실린 차량을 열고 구속을 풀어 그녀를 구출한다. 세라는 외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탈 도중 정신을 차린 세라는 자신이 아이들이라 부르는 스파이더 식스의 행방을 묻는다.
1·2·3호기의 완전 파괴가 확인됐고 회수는 이번 임무 범위에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세라는 AI 코어에 기억과 데이터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회수를 요청한다. 명령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부탁이라고 답한다. 복구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에도, 기억이 남아 있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며 기체들을 두고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